잡담

고등학교 실장이 되는 법

교대생 2021. 6.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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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초등학교 갓 졸업한 나..
초등학생 땐 반장, 부반장 6년간 맡아서 했었다

근데 중학교 가니까 덩치 크고 자신감 넘치는 애들이 실장선거 나가니까 난 가능성 0%다 싶어서
나가본 적도 없었고 학생회도 물론..

근데 고등학교 오니까 실장을
스펙을 위해서 꼭 해야된다더라

교대 가는 애들은 그게 기본 스펙이라면서
그런 글 보니까 덜덜 떨렸다
처음 보는 애들이 대부분인데서 실장선거?

뭐.. 여튼 고1 실장선거 나갔었다.
진짜 벌벌 떨면서 이상한 말을 막 했다.
분명 준비할 때는 되게 멋있어 보였는데
나가서 떨면서 하니까 나여도 안뽑을거 같더라

그래서 받은 표는? 1표
그것조차도 내가 나 뽑은 표였다
근데 솔직히 내가 나 뽑았다고 하면 난 0표잖아
쪽팔려서 내가 절대 안했다고 하고 어찌저찌 넘어감

1학년 실장은 결국 부끄럼 많이 안느끼고 목소리 큰
인싸 친구가 하게 됨

2학년 실장을 목표로 1학년 겨울방학부터 준비함
근데 코로나 터지고 뭐 하고 하니까
실장선거를 4월에 하개 되었음

준비를 진짜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서
나름 긴 연설문을 외울 지경

그 당시까지만 해도 훤칠하고 인물좋은 친구가 실장 나간다고 반톡에서도 얘기중이었음

난 아무한테도 말 안했고 당일에 나간다고 말함

간절했었다 그때 생각하면..

좀 떨었는데 나름대로 드립도 한번 치고
애들 반응도, 선생님 반응도 좋았음

떨었지만 꾹 참고 마무리 함
작년보다는 나아진게 느껴지는 연설이었음
몇 표 받았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안정적으로 실장이 되었고 그 친구는 부실장이 됨

2학년 말 쯤 되니, 실장 하면 좋은게 한둘이 아니더라
담임 선생님이 봐 주시는 것도 많고 잘못한 것도 넘어가고 생기부도 신경써서 써주시더라

그리고 애들 앞에 나가서 뭐 하는게 두려워지지가 않음
오히려 좋달까? 좀 이상하긴 한데
반 대표로 교무실 가는 것도 그렇고 그냥 처음 느껴보는 거라 좋았음

그렇게 3학년이 되었는데 하필이면 2년 연속 실장경험 있는 친구랑 같은 반이 됨

수시 챙기는 애들 중에 실장 자리 노리는 애는
나랑 걔 뿐이었으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누가 붙나 얘기중이었음

난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내 승리를 확신한 상태로 준비했음

걔도 말을 정말 잘하는걸 들었고 망설임이 없다보니
나보다 자연스러운건 당연하다고 생각함
경험의 차이니까 어떻게 바로 극복할 수가 없지

실장 되려고 별 짓을 다 했음
유세한답시고 안친한 애들 손 붙잡고 뽑아달라 하고
(그걸 하루종일함, 고작 하루? ㅋㅋ)

솔직히 수시 챙기면서 실장이 하고싶으면
이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함
맨날 나한테만 기회가 오는건 아니잖아

와.. 얼마 됐다고 벌써 연설문을 까먹었다 ㅋㅋ
그것도 썼다 고쳤다 한두번 한게 아닌데
일단 승리를 확신할 만한 연설문이었던 건 맞음

연설을 끝내고, 누구나 초조해하겠지
발표하는데 나, 나, 내이름이 계속 불리더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그 친구한테 좀 미안해짐
(그 친구는 부실장 자리를 내려놓고 학년장이 됨)

뭐 어쨌든 완벽한 나의 승리로 끝이 났지
소감 발표할 때 이렇게 말했음
"그 찐따같던 @@@이 맞냐?" ㅋㅋ
내가 여기까지 왔고 해냈다 이거지~

내가 관상이 실장은 아닌가봐?
국어 첫시간에 드립쳐서 찍혔다가 다음시간에 실장이라고 말하니까 오잉? 너가? 이러시더라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데
누가 자신감을 가지느냐에 따라 상황은 바뀐다

지금의 너와 1시간 뒤의 너는 분명 다른 사람이다
지금 못할것 같아도 해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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